강아지를 그냥 냅두자, 멍도 좀 때리게

이제 참깨가 한 가족이 된 것이 1년 반이 넘어가고 있다.

참깨를 보면서 강아지란 동물은 정말 보면 볼 수록 참 희한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언제나 주위에 있고 언제나 나를 감시하고 있으며, 언제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행동을 한다.

위의 나열한 것에서 강아지를 빼고 보면 딱 스토킹이 떠올릴 정도로…

이렇게 참깨한테 일거수 일투족 감시를 받는구나, 참깨는 참 의존적인 친구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요즘 들어 이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다.

 

참깨는 어느때인가 부터(생각에는 이 집이 자기가 앞으로 살아갈 집이라는 확신이 든 이후부터 같다)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단지 내가 이것을 인지 하지 못하고 눈에 안보이면 어디갔나 찾거나 부르고, 옆에 가만히 있으면 쳐다보거나 쓰다듬어 주고…

강아지 관련 TV 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강아지 관련 교육이나 행동에 관한 것들, 예를 들자면 분리불안, 스트레스, 배변 장소에서 배변, 짖음 이러한 것들에 너무 민감해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깨는 이 집에서 자기 나름대로 우리와 같이 살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 자기만의 삶을 살고 있는데 말이다.

 

요즘 들어 나한테 요구하는 것을 보니,

배고프니 밥 줘라.

집에만 계속 있으면 나가자 – 실외배변을 하고 싶어하는 것과 연관이 좀 있는 듯 하다.

어디가면 함께 좀 가자.

외출 후 들어가면 소파에서 기다리며 일정 시간 함께 있자. – 이 것도 계속 있는 것이 아니라 참깨 기준으로 일정시간이다.

심심하니 놀아줘라. – 인형 놀이

오늘 먹을 간식을 다 못 먹은 듯 하니 간식 줘라. – 산책 후 간식, 화장실에서 배변을 하고 나서 먹는 간식 등..

 

이 정도인 듯 하다.

그런데 그 동안 옆에 있으면 나의 손이 언제나 참깨한테 가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행동을 줄여보기 시작했더니 슬슬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시작한다.

 

강아지를 그냥 냅두자, 멍도 좀 때리게
도대체 뭘 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햇볕이 들면 이렇게 올라가 일광욕을 하면서 한참을 바깥세상을 구경을 한다.

 

우리가 잘 때만 하는 줄 알았던 집안 탐색을 하기도 하고.

가만히 멍때리기도 자주 한다.

물론 잠도 잔다, 자고 일어나면 나 충전되었으니 놀자, 나가자 하기는 하지만..

 

집을 나서면 요즘 날씨가 좋아 몇번 함께 갔던 커피숍에 들리자고 방향을 틀기도 하며,

저녁을 먹으러 방문했었던 고깃집으로 향해 전에 자리 잡았었던 테라스를 확인하며 오늘은 여기서 밥 안먹냐 하는 듯 하기도 한다.

 

참깨는 이미 가족의 구성원으로 자기의 영역을 잡고 자기의 삶을 살고 있으니,

이제는 좀 냅둬야 겠다. 멍을 때리면 멍을 때리게 두고.. 자면 그냥 자게 두고

관심은 가지지만 일일히 간섭하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동안 너무 이름을 불렀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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